“콘크리트는 대중을 위한 도자기”…’소통의 핵심’ 혀와 손을 작품화

“콘크리트는 대중을 위한 도자기이죠(Concrete is the democratic ceramic). 저렴한 가격으로 자유로운 조형을 만들어낼 수 있어요. 도자기처럼 다양한 질감을 만들어내기 위해 비닐과 튜브 등을 활용하기도 합니다.”서울 삼청동 바라캇컨템포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영국 조각가 마이클 딘(45)의 개인전 ‘삭제의 정원’ 전시장에 들어서면 부서진 콘크리트 덩어리와 녹슨 철골이 바닥에 즐비하다. 어떤 것이 작품인지, 어떤 것이 건축 폐기물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어지럽게 나열된 파편들. 2층에 올라서 내려다보면 비로소 ‘HAPPY BROKE SADS’ 등 글자의 형상이 눈에 들어온다.딘은 영국 뉴캐슬 태생으로 2016년 영국의 권위 있는 미술상인 터너상 최종 후보에 오르며 세계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다. 콘크리트, 비닐, 철근 등을 이용해 언어에 내재된 다양한 감각을 탐험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전시는 영국 일포드에 있는 그의 작업실 정원에서 처음 구상했다고 한다. 앞서 다른 전시에 내놨던 작품들이 정원에 놓인 채로 계절의 변화를 온몸으로 받아들여 부식되고 풍화되는 모습을 보며 물질과 자연의 유기적 관계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 그는 조각이 변하는 모습을 ‘삭제’라고 표현했다. 딘은 “삭제란 완전한 소멸이 아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잠시 멈춘 조각의 상태”라고 설명했다.이번 전시에는 혀와 손을 표현한 작품이 유독 많다. 한국 전시를 위해 새롭게 제작한 작품 5점은 그 자체가 거대한 혀뿌리나 손으로 보이기도 한다. 딘은 “인간이 서로 소통하는 데 가장 핵심적인 곳이 언어와 손”이라며 “내 작품이지만 관람객이 자신만의 역사와 문화, 눈높이로 작품을 읽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모래시계 형상의 드로잉 작품도 눈길을 끈다. 올리브오일을 바른 입술로 종이에 입맞춤을 해 형상을 만들어내고 그 위에 시멘트 가루를 뿌려 완성했다. 개인전을 위해 한국에 입국해 2주간 자가격리를 하면서 만들어낸 작품이다. 전시는 5월 30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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